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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근대기 단군전승의 전설화 작업에 대한 비판적 검토

오현수 2023-06-20 10:13:07 조회수 266

오현수, <일본 근대기 단군전승의 전설화 작업에 대한 비판적 검토> <<韓日關係史硏究>> 80, 한일관계사학회, 2023.05.




 

국문초록 

 

일제강점기 전후 일본인 고대사 학자들은 한국사 역사왜곡의 일환으로 단군전승과 고조선사를 부정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건국신화로서의 단군전승을 부정하였고, 이를 후대시기에 창작되었거나 혹은 일종의 구전된 전설을 엮어 고려시대에 기록으로 남겼다는 것이다. 우선, 일제강점기를 전후로 한 대표적인 일본인 사학자인 시라토리 쿠라키치, 미우라 히로유키, 다카하시 토오루, 오다 쇼고, 이나바 이와키치, 아오야기 난메이, 이마니시 류 등이 주장하는 단군전설론를 파악해 보았다. 이들이 말하는 단군전설은 고려시대의 승려 일연이 당시의 황당무계한 전설을 채록하여 창작했다는 것이다.

반면에 자국 일본에서 전하는 기기(記紀) 신화는 일본의 건국신화로서 당시 일왕가와 각 지역의 역사를 반영한 것으로 보았다. 기기 신화는 형성된 당시 사람들의 사상, 신념, 풍속, 습관, 정치상의 상태에 대한 기록으로 사실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건국신화는 한 국가의 성립 과정을 전하는 신화이다. 일본인 학자들은 자국의 전승에 대해서는 건국신화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는데, 그들은 20세기 전반기 신화의 유무가 문명의 척도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단군전승에는 일반적인 한국 고대국가의 건국신화적 요소들이 여럿 보인다. 단군전승은 단군의 출생, 건국과 천도, 어국, 최후, 수명을 포함함으로써 내용의 완결성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이야기의 배경이 국가인가의 문제가 있고, 건국자의 개국 활동을 지원해주는 신하가 등장하며, 나라를 통치하는 형벌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고대의 건국신화에는 국가 개창의 주체세력이 이주민 세력이며, 주체의 핵심 인물이 하늘 혹은 신성한 곳, 좀 더 발달된 문화 환경에서 새로운 미개척지로 이동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고대국가의 건국신화의 주인공들은 신적 존재, 나라를 건국한 신성한 존재라는 점과 아울러 일반적인 한국의 초기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제사장과 통치자가 일치하는 제정사회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건국신화적 요소를 띄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단군전승의 건국신화적 요소는 수없이 연구되어 온 바 있다. 이제는 단순한 학술적 차원을 넘어서 이를 국제적으로 홍보하고 보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만의 담론이 아니라 국제적 차원에서 건국신화로서의 단군전승이 받아들여진다면, 일본에서의 역사왜곡은 설 자리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주제어

신화, 전설, 단군전승, 건국신화